리더십 미팅이 시작되었다. 엔지니어링 리드가 먼저 입을 연다. "개발팀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이번 일정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프로덕트 리드가 바로 받는다. "PM 조직에서는 이 기능이 이번 분기에 반드시 나가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디자인 리드가 끼어든다. "디자인팀 관점에서는 품질을 더 가져가고 싶은데요." 각자 자기 팀을 대표해서 발언한다.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며 합의점을 찾으려 한다. 대화는 정중하고,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그런데 이 회의가 끝난 뒤, 결정된 것은 거의 없었다. 모두가 자기 팀의 이익을 조금씩 양보하면서 타협안을 만들었지만, 누구도 만족하지 않았고, 조직 전체에 가장 좋은 결정이 무엇인지는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이 미팅은 UN 총회와 무엇이 다른가?
대사와 리더의 차이
UN 총회에서 각국의 대사는 자국의 이익을 대표한다. 그것이 그들의 역할이다. 양보는 최소화하고, 자국에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유능한 대사의 조건이다. 대사에게 "당신 나라 이익 좀 포기하고 전체를 위해 양보하세요"라고 말하면 어이없어할 것이다.
그런데 많은 리더십팀이 정확히 이 UN 모델로 작동한다. 엔지니어링 리드는 개발팀의 대사, 프로덕트 리드는 PM 조직의 대사, 디자인 리드는 디자인팀의 대사. 각자 자기 부서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미팅에 온다. 미팅의 결과는 각 부서 이익의 타협점이지, 조직 전체를 위한 최선의 결정이 아니다.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이 생긴다. 리더십팀에 앉아 있는 리더들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그들은 부서의 대사인가, 조직의 리더인가?
내가 경험을 통해 확신하게 된 것은 이것이다. 리더십팀에서 내 첫 번째 팀은 내가 이끄는 팀이 아니라, 내가 속한 리더십팀이다. 엔지니어링 리드로서 나의 1순위 팀은 개발팀이 아니라 리더십팀이어야 한다. 이것은 개발팀을 소홀히 하라는 뜻이 아니다. 리더십팀에서 내린 결정이 조직 전체에 가장 좋은 결정이 되어야, 결국 개발팀도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는 뜻이다.
대사는 자국에 불리한 결정에 반대한다. 리더는 자기 부서에 불리하더라도 조직 전체에 좋은 결정이면 지지한다. 이 차이가 UN 총회와 리더십팀을 구분한다.
하나의 팀, 하나의 점수
축구 경기를 생각해 보자. 미드필더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저는 오늘 패스 성공률 94%를 기록했습니다. 제 역할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팀은 0-3으로 졌다. 이 미드필더는 좋은 경기를 한 것인가?
당연히 아니다. 축구에서 개인 기록이 아무리 좋아도 팀이 지면 의미가 없다. 모든 선수는 같은 점수를 받는다. 이긴 팀의 벤치 선수도 이긴 것이고, 진 팀의 MVP도 진 것이다. 하나의 팀, 하나의 점수.
조직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엔지니어링팀이 모든 기술 지표를 달성했지만 회사 전체가 분기 목표를 놓쳤다면, 엔지니어링 리드도 실패한 것이다. 마케팅팀이 캠페인 성과를 초과 달성했지만 제품이 제때 출시되지 않아 매출이 빠졌다면, 마케팅 리드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것이 불공평하게 느껴질 수 있다. "내 팀은 잘했는데 왜 나까지 실패인가?" 하지만 이 불공평함을 받아들이는 것이 리더십팀의 구성원이 되는 것의 의미다. 내 부서의 성과가 좋으면서 회사 전체가 안 좋다면, 그것은 내가 리더십팀의 리더로서 충분히 기여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른 부서의 문제를 함께 풀었어야 했고, 자원 배분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어야 했고, 조직 전체의 병목을 해소하는 데 나서야 했다.
하나의 팀, 하나의 점수를 받아들이면, 리더십 미팅의 풍경이 바뀐다. "우리 팀 입장에서는"이라는 말 대신 "회사 전체로 볼 때"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다. 다른 부서의 문제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게 된다. 자원이 부족한 팀을 돕는 것이 내 부서의 이익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점수를 올리는 것이 된다.
왜 부서 이익을 내려놓기 어려운가
그런데 왜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을까?
첫 번째는 정체성의 문제다. "나는 엔지니어링 리드다." 이 문장에서 정체성은 엔지니어링에 있다. 리더십팀의 구성원이라는 정체성은 부차적이다. 매일 함께 일하는 사람은 개발팀 팀원들이고, 리더십 미팅은 일주일에 한두 번이다. 자연스럽게 소속감은 부서에 더 강하게 형성된다.
두 번째는 부서원들의 기대다. 리더가 리더십 미팅에서 돌아올 때, 팀원들은 묻는다. "우리한테 유리한 결과가 나왔나요?" 리더가 "사실 우리 팀에는 좀 불리하지만 회사 전체를 위해 이렇게 결정됐다"고 말하면, 팀원들은 실망할 수 있다. "우리 리드가 우리 편을 안 들어주네."
이 순간의 두려움이 크다. 리더십 미팅에서 조직 전체를 위해 양보한 리더가, 부서로 돌아가면 배신자 취급을 받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리더들은 리더십 미팅에서 자기 부서의 이익을 최대한 지키려 한다. 부서로 돌아가서 "승리"를 보고하기 위해.
하지만 나는 이 두려움이 대부분 과장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팀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우리 편만 드는 리더"가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회사가 잘 되게 만드는 리더"다. 조직이 잘 되어야 팀도 잘 되고, 팀이 잘 되어야 개인도 잘 된다는 것을 대부분의 팀원들은 알고 있다.
물론 그 결정의 배경을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 "그냥 결정됐어"가 아니라, "이런 이유로 이 결정이 조직 전체에 가장 좋다고 판단했고, 우리 팀에는 이런 영향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런 이점이 있다"고 말해야 한다. 투명한 설명 없이 양보만 가져오면, 팀원들의 불만은 당연하다.
조직의 리더로 서는 연습
UN 모델에서 벗어나는 것은 한 번의 결심으로 되지 않는다. 습관을 바꿔야 한다. 몇 가지 구체적인 연습이 도움이 된다.
첫째, 리더십 미팅에서 발언할 때 주어를 바꾸는 것이다. "개발팀 입장에서는"을 "회사 전체로 볼 때"로 바꿔 보자. 단순한 언어의 변화지만, 이 변화가 사고의 프레임을 바꾼다. "개발팀 입장에서는 일정이 부족합니다"와 "회사 전체로 볼 때 이 일정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품질입니다"는 같은 문제를 다른 시야로 본다. 전자는 부서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이고, 후자는 조직의 의사결정에 기여하는 것이다.
둘째, 다른 부서의 문제에 먼저 나서는 것이다. 마케팅팀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그건 마케팅 이슈니까"라고 넘기는 대신 "우리 팀에서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라고 묻는다. 이것은 선의만의 문제가 아니다. 마케팅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결국 회사 전체의 점수가 내려가고, 그것은 내 점수이기도 하다.
셋째, 결정이 내려진 후에 그것을 진심으로 지지하는 것이다. 리더십 미팅에서 충분히 토론한 후 결정이 내려지면, 설령 내가 원래 다른 의견이었더라도, 그 결정을 부서에 돌아가서 적극적으로 지지해야 한다. "나는 반대했는데 그렇게 결정됐어"라고 말하는 순간, 리더십팀의 결정은 힘을 잃는다. 그리고 팀원들은 리더십팀이 하나의 팀이 아니라 각자 따로 노는 집단이라고 느끼게 된다.
당신은 리더십 미팅에서 부서의 대사로 앉아 있는가, 조직의 리더로 앉아 있는가? 다음 미팅에서 "우리 팀 입장에서는"이라는 말이 나오려 할 때, 한 번만 멈춰 보자. 그리고 "회사 전체로 볼 때"로 시작해 보자. 그 작은 전환이 리더십팀을 UN 총회에서 진짜 팀으로 바꾸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