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와 함께할 것인가
같이 일한다는 것의 무게를 알게 되면, 다음 질문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그렇다면 누구와 함께해야 하는가.
창업 초기, 두 사람이 카페에서 서비스 구조를 그리던 시절에는 이 질문이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서로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사람,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 사람이면 충분했다. 그러나 제품이 시장에 나가고 고객이 생기기 시작하면, 두 사람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영역이 나타난다. 그때 비로소 채용이라는 단어가 현실이 된다.
작은 팀에서 채용은 빈자리를 메우는 일이 아니다. 팀의 밀도를 재조정하는 일이다. 다섯 명이 일하는 조직에서 한 사람은 전체의 20퍼센트다. 그 한 사람이 어떤 사고방식을 가졌는지, 어떤 강점을 지녔는지, 팀에 어떤 자극을 줄 수 있는지에 따라 조직 전체의 색깔이 바뀐다. 대기업에서 채용이 인력 수급의 문제라면, 작은 팀에서 채용은 정체성의 문제다.
3500 대 3
2023년, 볼타는 처음으로 본격적인 채용을 시작했다. 여러 플랫폼에 공고를 올렸고, 약 3500명이 지원했다. 모 채용 플랫폼에서 인기순 1위를 2주 연속 유지하기도 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세 사람을 모셨다.
3500 대 3이라는 숫자가 자랑이 아니다. 이 숫자는 경쟁률이 아니라, 작은 팀에서 한 사람을 선택하는 일이 얼마나 무거운 결정인지를 보여준다. 수천 명의 이력서를 읽고, 과제를 검토하고,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뛰어난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이 팀에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준을 명확히 갖고 있지 않으면, 수천 명의 이력서 앞에서 길을 잃는다.
불합격을 안내드린 분들에게 500자에서 1000자에 이르는 피드백을 보냈다. 시간이 많아서가 아니었다. 지원해주신 분들의 시간을 존중하는 것이 채용의 첫 번째 원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채용은 합격자만을 위한 과정이 아니다. 불합격자에게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가, 그 조직이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드러낸다.
같이 일해본 사람을 모시지 않는다는 것
첫 번째 채용 원칙은 의외의 것이었다. 같이 일해본 적 있는 사람을 풀타임으로 모시지 않는다는 원칙.
대부분의 창업자는 정반대의 선택을 한다. 검증된 사람, 손발이 맞는 사람,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의 생각을 아는 사람을 데려온다. 합리적인 판단처럼 보인다. 초기 속도가 중요한 스타트업에서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이는 것은 분명한 이점이다.
그러나 이 이점 뒤에는 세 가지 그림자가 있다.
첫째, 조직의 개성이 사라진다. 비슷한 경험을 공유한 사람끼리는 서로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기 어렵다. 같은 회사에서 같은 방식으로 일했던 사람들이 모이면, 그 조직은 이전 조직의 복제품이 될 위험이 있다. 작은 팀이 가져야 할 가장 큰 무기는 다양한 시각인데, 그 무기를 스스로 내려놓는 셈이다.
둘째, 건강하게 싸우기 어렵다. 제품을 만들다 보면 의견이 충돌하는 순간이 반드시 온다. 그때 이미 쌓인 친분은 오히려 족쇄가 된다. 관계가 틀어질까 두렵고, 나쁜 사람으로 기억되는 게 싫어서 갈등을 피한다. 표면적으로는 화목한 팀이지만, 속으로는 중요한 논쟁을 회피하는 팀. 그런 팀은 결정적인 순간에 최선의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셋째,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긴다. 눈빛만으로 서로의 생각을 읽는 관계는 두 사람 사이에서는 효율적이다. 하지만 팀에 새로운 사람이 합류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설명 없이 통하는 두 사람과, 그 맥락을 알 수 없는 나머지 사이에 의도하지 않은 파벌이 만들어진다. 팀이 커질수록 이 벽은 두꺼워지고, 결국 조직 전체의 커뮤니케이션을 병들게 한다.
이 원칙은 친한 사람과 일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친분에 기대어 채용의 본질을 건너뛰지 말자는 뜻이다. 작은 팀에서 한 사람의 합류는 기존의 균형을 깨뜨리는 일이다. 그 균형을 깨뜨릴 때, 더 나은 균형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익숙함은 안정감을 주지만, 작은 팀에 필요한 것은 안정감이 아니라 긴장감이다.
인재밀도를 높이는 기준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을 모셔야 하는가. 수천 건의 이력서를 검토하고 수십 번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채용의 기준은 점점 구체화되었다.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팀과의 적합성이었다. 그러나 단순히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다. 팀 Fit이라는 말에는 더 깊은 의미가 있었다. 기존 팀원들과 잘 맞으면서도, 동시에 기존 팀에 없는 캐릭터를 가진 사람. 합류했을 때 기존 팀원들이 새롭게 배울 수 있는 무언가가 분명한 사람. 조화와 자극,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사람을 찾는 것이 핵심이었다.
세 사람을 모시는 과정에서 이 기준은 구체적인 판단으로 이어졌다. 제품 리뉴얼을 앞두고 가장 먼저 모신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이전 환경에서의 강점이 명확하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도전하겠다는 확신이 뚜렷한 사람이었다. 백엔드 엔지니어는 아직 대학에 재학 중이었지만, 경력자들도 어려워하는 인터뷰를 훌륭히 통과했고, 무엇보다 신선한 시각과 열정으로 제품에 새로운 의견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었다. 프론트엔드 엔지니어는 한정된 시간 안에서 일을 효율적으로 해내는 능력이 인터뷰 과정에서부터 드러난, 모든 팀원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세 사람의 공통점이 있었다. 양적 확장이 가능하다는 것. 기존 팀원이 하는 일을 당연히 소화하면서도,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판단이 있었다. 작은 팀에서는 한 사람이 하나의 역할만 수행하는 것이 사치다. 자신의 전문 영역을 깊이 파면서도, 필요하면 경계를 넘나들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채용 프로세스 자체도 진화했다. 초기에는 이력서, 사전 과제, 온사이트 인터뷰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방식을 따랐다. 짧으면 2주, 길면 한 달. 그런데 온사이트까지 왔는데도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에서 아쉬움을 느끼는 경우가 반복됐다. 후보자도 회사도 많은 시간을 투자한 뒤에 불합격을 통보받는 상황. 이것은 제품 개발에서 말하는 Fast Fail의 부재와 같은 문제였다.
그래서 30분 남짓의 사전 인터뷰를 도입했다. 이력서만으로는 알 수 없는, 팀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과 태도를 초기에 확인하기 위해서다. 제품 개발에서 빠르게 검증하고 빠르게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하듯, 채용에서도 서로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 예의이자 효율이었다. 사업적 임팩트를 주도적으로 만들고 싶은 사람인지, 안정보다 혁신에 가치를 두는 사람인지, 뛰어난 동료에게서 자극받는 사람인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긴 과제가 아니라 짧은 대화에서 더 정직하게 드러난다.
서로 다른 시간을 가진 사람들
좋은 사람을 모시면 끝일까. 그렇지 않다. 채용 이후에는 또 다른 긴장이 기다린다.
스타트업이 성장하면 피할 수 없는 순간이 있다. 처음부터 함께한 사람들과 새로 합류한 사람들 사이의 미묘한 갈등. "우리가 처음부터 여기 있었는데"라는 감정과, "지금 중요한 건 현재의 역량 아닌가"라는 논리가 부딪힌다.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하기 어렵다. 둘 다 진실이기 때문이다.
함께 시작한 사람들의 기여를 기억하는 것은 중요하다. 아무것도 없던 시절에 불확실성을 함께 감내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 기여가 특권이 되는 순간, 조직은 병든다. 과거의 공로가 현재의 면책으로 작동하면, 새로 합류한 사람은 아무리 뛰어나도 보이지 않는 천장을 느끼게 된다. 반대로, 새로운 사람의 역량만을 기준으로 삼으면 초기 멤버들은 자신이 소모품이었다는 감정을 갖게 된다.
이 균형을 잡는 데 정답은 없다. 다만 태도는 있다. 기여를 기억하되 특권으로 만들지 않는 것. 역량을 존중하되 맥락을 무시하지 않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팀 안에서 서로 다른 시간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현재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식하는 것.
채용은 팀에 사람을 더하는 산술이 아니다. 팀의 밀도를 재조정하는 화학이다. 한 사람이 합류하면 기존의 관계, 역할, 무게중심이 모두 변한다. 그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되, 가볍게 여기지도 않는 것. 3500명 중 세 사람을 선택한 그 무게가, 선택 이후에도 계속된다는 것을 아는 것. 그것이 작은 팀의 채용이 가진 진짜 의미가 아닐까.
좋은 사람들을 모셨다면, 이제 다음 질문이 찾아온다. 그 사람들이 함께 리더십팀을 구성할 때,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