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작은 팀인가
스타트업의 가장 큰 강점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빠른 의사결정"이라고 답한다. 맞는 말이다. 적어도 처음에는. 세 명이 머리를 맞대면 점심시간 안에 제품의 방향이 바뀔 수 있고, 오후에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다. 그런데 그 팀이 열 명이 되고, 서른 명이 되고, 쉰 명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자동차의 바퀴를 생각해보자. 네 개의 바퀴는 자동차를 움직이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바퀴를 여덟 개로 늘리면 두 배로 빨라질까? 열여섯 개로 늘리면? 오히려 바퀴들 사이의 마찰이 생기고, 방향을 틀 때마다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며, 어느 순간부터는 바퀴가 서로를 방해하기 시작한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인원이 늘어난다고 해서 속도가 비례하여 빨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역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이 생긴다.
프롤로그에서 나는 왜 큰 조직을 떠나 작은 팀을 만들었는지를 이야기했다. 이 챕터에서는 그 선택의 이면에 있는 구조적 이유를 들여다보려 한다. 작은 팀을 유지하겠다는 결심이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전략이 될 수 있는 이유, 그리고 조직이 커지면서 잃어버리게 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커진 조직에서 벌어지는 일
세 명이 함께 시작한 팀이 쉰 명, 백 명으로 불어나는 과정은 겉으로 보기에 성공의 징표다. 투자를 받고, 사람을 뽑고, 부서를 나누고, 각자의 역할을 명확히 정의한다. 조직도에 깔끔한 선이 그어지고, 누가 무엇을 담당하는지가 분명해진다. 합리적인 과정처럼 보인다.
그런데 바로 이 "명확한 업무 분장"이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을 낳는다. 역할이 나뉘는 순간, 역할의 경계에 있는 애매한 일들이 생긴다. 그 일은 누구의 것인가? 아무도 선뜻 손을 들지 않는다. 내 일이 아니니까. 이것이 부서 이기주의의 씨앗이다.
나는 조직이 커지는 과정을 여러 번 가까이서 지켜보았다. 그때마다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풍경이 있었다. 복도에서, 회의실에서, 슬랙 채널에서 이런 말들이 떠돌기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 제품은 왜 이렇게 장애가 잦지?" "1년 전 고객 컴플레인이 왜 아직도 미해결이야?" "개발팀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이 질문들의 공통점은 모두 다른 팀을 향해 있다는 것이다. 각자는 자기 부서의 성과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믿지만, 그 열심히 일하는 방향이 회사 전체의 방향과 어긋나기 시작한다. 토론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부서 단위로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문화가 자리잡는다. 결국 제품의 품질은 떨어지고, 고객 만족도는 하락하며, 성장은 정체된다. 인원을 늘린 것이 성장을 위한 투자였는데, 그 투자가 오히려 성장을 갉아먹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커뮤니케이션 레이어가 추가될수록 정보는 왜곡된다. 세 명이 한 방에서 일할 때는 모든 맥락이 공유되었다. 누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어디서 막혔는지, 어떤 고객이 뭘 원하는지가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흘렀다. 그런데 팀이 커지면 정보는 중간 관리자를 거치고, 회의록으로 정리되고, 주간 보고서로 압축된다. 그 과정에서 뉘앙스는 사라지고, 의도는 변질되며, 현장의 온도는 숫자로 환원된다. 원래의 문제가 경영진에게 도달할 때쯤이면, 이미 전혀 다른 문제가 되어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작은 팀이라는 전략
돌이켜보면, 내가 가장 즐겁게 일했던 시기는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모든 구성원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눈에 보이는 규모일 때였다. 대략 스무 명 안팎. 그 정도 규모에서는 회사 전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한눈에 들어온다. 내가 하는 일이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명확히 보인다. 그 "보인다"는 감각이 사라지는 순간, 일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큰 조직에서 일할 때는 회사 전체를 보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자연스럽게 시야가 내가 속한 부서의 업무로 좁아진다. 그것은 개인의 의지와 관계없는 구조적 한계다. 반면 작은 팀에서는 전체를 보는 것이 기본값이다. 모든 구성원이 회사의 전체 그림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고, 다른 사람의 일과 자기 일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체감한다.
작은 팀을 유지하겠다는 것은 성장을 포기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성장의 방식을 다르게 정의하겠다는 선언이다.
스타트업의 전통적 성장 공식은 단순했다. 제품-시장 적합성을 찾으면 투자를 받고, 사람을 뽑고, 규모를 키우고, 다시 투자를 받는 순환. 이 루프는 빠르게 돌수록 좋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조직은 비대해지고, 사업 방향을 전환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특정 역할을 위해 채용한 사람들을 새로운 방향에 재배치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큰 뚝심과 고통을 수반한다. 매출이 나고 있는 사업을 접고 새로운 것을 시작하겠다는 결정은 조직이 클수록 내리기 어렵다.
작은 팀은 이 문제에서 훨씬 자유롭다. 인원이 적으면 의사소통 비용이 낮고, 조직을 플랫하게 유지할 수 있으며, 방향 전환이 필요할 때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인재밀도를 높이면서 규모를 억제하는 전략은,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는 세상에서 구조적 이점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하나의 시대적 흐름이 이 전략을 더욱 유효하게 만들고 있다.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한 사람이 수행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급격히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열 명이 해야 했던 일을 세 명이 해낼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이 변화는 작은 팀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의 크기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는다. 몸집을 불려 리스크를 키우는 대신, 적은 인원으로 더 큰 임팩트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 주제는 이 책의 후반부에서 더 깊이 다루게 될 것이다.
폴 자비스Paul Jarvis는 『Company of One』에서 작은 규모를 유지함으로써 "성장을 위한 성장"이 만들어내는 문제들을 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논지에 공감하지만, 나는 한 발 더 나아가고 싶다. 작은 팀을 유지하는 것은 문제를 "피하는" 전략이 아니라, 더 건강하고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성장을 "선택하는" 전략이다. 볼타에서 우리가 작은 팀을 고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일하며, 작은 팀만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을 극대화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정의한 성장의 모습이다.
작은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고백해야 할 것이 있다.
작은 팀이 좋다는 말은 쉽다. 그런데 작은 팀을 "제대로 작동시키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큰 조직은 시스템으로 비효율을 흡수할 수 있다. 누군가가 빠져도 조직은 돌아간다. 프로세스가 사람을 대체한다. 하지만 작은 팀에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무게가 크다. 누군가의 부재가 전체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작은 팀은 더 정교한 운영 기술을 필요로 한다.
적은 인원으로 큰 일을 해내려면, 누구와 함께할 것인지를 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리더가 부서의 대리인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리더로 서야 한다. 팀 전체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만드는 명료함이 있어야 한다. 불편한 말을 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고, 과정에서 공정함을 느낄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무엇을 할 것인지와 어떻게 할 것인지를 분리할 줄 알아야 하며, 번아웃에 빠지지 않으면서 성과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작은 팀이라는 전제 위에 이 모든 것을 쌓아야 비로소 그 팀은 작동한다.
그렇다면 작은 팀에서 "함께 일한다"는 것은 정확히 어떤 의미일까? 규모의 문제를 넘어, 관계의 밀도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