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날, 피어난 설렘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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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Theo2025년 1월 13일 · 1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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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있던 감정이 문득 내 마음 한켠을 두드린 것은 그날 늦은 오후였다. 업무상 알게 된 그녀와의 온라인 대화가 오프라인 만남으로 이어졌을 때, 나는 그저 평범한 약속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날은 내 일상에 작은 변화의 씨앗을 심어둔 날이 되었다.

그녀의 웃음소리가 겨울 공기를 타고 울릴 때마다,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 순간들이 모여 시간은 마치 사진 속 한 장면처럼 멈춰 있었으면 했다. 평범한 귀갓길이라는 핑계로 시작된 한 시간의 드라이브는, 도시의 밤거리보다 그녀의 반짝이는 눈동자가 더 선명하게 기억되는 특별한 여정이 되었다.

그러던 중, 그녀가 불쑥 제안한 동네 공원에서의 산책. 겨울밤의 한기는 이상하게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어쩌면 그건 그녀의 존재가 주는 따스함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여자 친구 있으세요?"라는 그녀의 질문에, 나는 마치 오래전부터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없다고. 있다면 이렇게 그녀와 함께 있을 리 없다고. 그 순간 나누었던 눈빛 속에는 우리만의 작은 비밀이 담겨있었다.

어느 날에는 내가 먼저 그녀에게 연락했다. 그런데 우연처럼 자연스럽게, 그녀가 마침 근처에 있다고 했다. 비록 그녀에게는 오늘 꼭 해야 할 일이 있었지만, 금요일 저녁에 시간이 된다며 먼저 약속을 제안하는 그녀의 목소리에서 설렘이 묻어났다.

다가오는 금요일의 약속, 그리고 그다음 주에 계획된 근교 나들이. 이런 기다림이 설렘으로 다가오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무심한 흐름 속에서, 문득 찾아온 이 특별한 감정을 나는 조심스레, 그리고 소중하게 품어본다.